푸드와 테크의 맛남_대체육 혹은 대안육
출처. 임파서블 푸드
세계적인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
푸드테크가 식품의 새로운 기회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가볍게 그렇지만 맛있게 음식을 즐기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인간의 윤리 사이의 간극을 채워주는 대체식품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중 오랜 시간에 걸쳐 시도되어온 고기를 대체하는 대체육 또는 대안육. 기술적으로 크게 배양육과 식물성 고기로 나뉘어지며 아무래도 배양육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부감으로 식물성 기반의 대체육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요. 고기 맛에 가장 가깝게 구현해 내는 기술들은 브랜드들마다 다르고 내용상 복잡하니 생략하겠습니다. 에이티커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식물성 대체육+배양육)시장이 2040년 세계 육류 소비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아직 한국시장에서는 초기 단계로 국내 대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식물성 식품 또는 베지테리언 식품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한편, 일부 본격 대체육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성과가 미미한 단계로 좀더 시장이 만들어진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에 먼저 시장을 개척해온 대표적인 브랜드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의 대체육 시장 카테고리 형성과 해외 진출에 있어 유의점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육식시장에 도전장을 낸 첫 전사, Beyond Meat
대체육은 그간 고기 대안으로서 새로운 단어는 아니었지만 혁신적 기술력을 ‘말 그대로 고기맛에 가까운 고기’를 생산하게 된 것이 시장 형성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식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대체육 시장 규모를 키우고 만들어온 첫 도전자는 ‘Beyond Meat’입니다. 2009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고기 없는 고기' 제품을 최초로 시장에 출시한 선두주자로서의 잇점을 누려왔습니다. Beyond Meat는 2003년 현재 42,000개의 미국 레스토랑, 80개 이상의 국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냉동 및 냉장 소매 육류 대체품의 22%를 차지하는 선두 브랜드입니다. 단순히 선도자 이미지만으로는 현재의 자리에 오를 수는 없었겠죠?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그들만의 정교하고 도전적인 사업전략과 함께 효과적인 브랜드 마케팅이 그 동력이었을 겁니다. 이전에도 고기 대체 식품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지만 Beyond의 전략은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Beyond Meat는 틈새 채식주의자에 국한되지 않고, 훨씬 더 큰 육식을 하는 소비층을 타겟으로 하여 대체육이 윤리적이면서도 건강한 선택이라는 인식을 만들어감으로써 다른 채식 식품과 경쟁하는 것보다 제품이 훨씬 더 돋보일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Beyond Meat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대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심장협회 하트체크 마크인증을 받은 Beyond Meat | 순식물성 프로틴으로 근육을 만드는 기술력 (출처. Beyond Meat 홈페이지)
Beyond Meat는 미국인들의 식습관과 트렌드를 고려, 고기보다 저지방과 저칼로리, 고단백이라는 점, 글루텐 프리, GMO 프리 등의 요소를 강조하여 건강한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유명 셰프, 스포츠 스타, 헐리우드 스타 등 유명인사들과 협업과 함께 소셜 미디어 활용 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다양한 소비자층에 효과적으로 어필한 결과였습니다. 어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업적으로는 개개인의 소비자시장 보다 전략적 유통 채널 확보대형 유통망 진출함으로써 대형 마트, 슈퍼마켓, 레스토랑 체인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여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특히, 패스트푸드 체인과의 협업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강력한 인지도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진출하며 각 지역의 식문화와 소비자 요구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성공적인 시장 확장을 이루었습니다.
또 다른 전사, Impossible Foods
스탠포드대 생화학과 교수 팻 브라운(Pat Brown)교수와 연구팀이 개발한 ‘실제 고기 맛에 가장 가까운 대체육’이라는 명성으로 빌게이츠 등 유명인사와 투자사들이 투자해 떠들썩하게 시장에 등장한 Impossible Foods는 말 그대로 테크푸드(TechFood)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일으킨 대표적 혁신기업이기도 합니다. 고기를 얻기 위해서 동물을 도축하면서 생기는 환경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한 브라운교수는 고기에 필적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서 고기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과학자들로 팀을 꾸려 왜 고기가 고기맛이 나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고기맛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Heme(철분 같은 것)에 있다고 생각하고 식물을 통해서 이 맛을 복제해 내기 시작한 것이 이 브랜드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 창업스토리에 기반해 환경 보호와 함께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고기와 같은 맛"을 재현한 혁신적 대체육으로 포지셔닝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이미지와 맛 재현도로 맛이 실제 고기와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되며 육류 애호가들을 대체 고기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일부 성공을 거둡니다. 반면, 비교적 많은 첨가물과 가공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자연스러움이나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아무래도 거부감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진입시장을 넓히고자 초기에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건강에 대한 이슈를 놓치는 우를 범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Business Wire
같은 고지를 향해 다른 길을 택한 두 전사
두 브랜드 모두 육식시장을 뺏어오는 것이 공동의 목표이지만 이처럼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여전히 건재하며 유럽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Beyond와는 다르게 현재 Impossible Foods은 경쟁의 심화와 함께 코로나 이후 수요 감소와 제조 비용의 상승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두 브랜드의 성패를 설명하지 못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를 전제로 육식 소비자를 유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바로 ‘맛’이겠죠? 하지만 그 맛이 무엇으로부터 만들어졌는지가 소비자에게는 더 중요하다는 게 바로 이 두 브랜드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바로 이 두브랜드의 성분과 기술에서 그 차이를 바로 알아챌 수 있는데요. Impossible Foods이 테크푸드의 기린아로 평가받게 했던 헴(Heme)이라는 성분의 차별점이 바로 이 브랜드의 발목을 잡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유전자 변형 콩에서 추출한 헴(Heme)이라는 성분에 대해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Beyond Meat는 GMO를 사용하지 않으며,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저지방, 저칼로리 제품으로 건강한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바로 기술 바로 푸드테크의 안전성이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입니다.
시족이지만 흔히 이름이 자신의 운명을 만든다, 가수의 생명력은 노래의 제목 따라간다는 통설이 문득 생각납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고기 없는 고기로 채울 수 있는 건강한 식탁’을 위해 Impossible Foods가 결국 불가능의 사례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체가 아닌 대안으로 공존하기
두 브랜드를 스터디하며 미국과 유럽시장의 현황을 살펴보면서 대체육은 말그대로 육류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성분과 안전성에 대한 이슈나 맛에 대한 불만족감, 영양 불균형에 대한 우려 등 많은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지속가능한 소비와 윤리적 소비의 대세화로 대체육 소비가 증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육식의 시장에서 육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 보다는 건강한 대안으로서 자리잡을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 됩니다. 다국적의 식품기업들 역시 식물성 고기라는 인식으로 소비자에게 거부감과 불신을 낮춰가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 그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합니다.